<붓 가는 대로>
백학재기(白鶴齋記)
/ 마타히토 김학순
강원도 평창의 대수리에 매형이 은퇴하고 집을 지은 지 4년 만에 집 이름을 ‘백학재(白鶴齋)’
평창의 옛 이름은 ‘백오’, 울산의 옛 이름은 ‘학성’이다.
형은 강원도 평창의 다수리에 정착하여 울산을 맨손으로 갔다가 크게 성공하여 고향으로 돌아와 살고 있기 때문에 형의 인생에는 평창과 부산 두 곳이 크게 정착되어 있다.
이 때문에 백오가 울산에 가서 학이 된 형국이니 백학재가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학자 장현광 선생이 학을 칭하며 학이라는 새가 날다가 멈추는 것을 보통 새와 같지 않으므로 반드시 신선이나 도사의 짝이 되어 노인을 학에 비유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했으니 학과 집 이름을 대는 것은 형이 신선처럼 유유자적한다는 뜻도 있다.
마당에 있는 정자의 이름이 ‘청람정’이므로 청람정과 백학재의 ‘백학재’도 잘 꾸며진다.
평창의 다수리는 앞에는 강이 돌고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전형적인 배산임수마을이다.
백학재 사랑채에 앉아 있노라면 멀리 옥고개가 보이고 얼마 전에는 평창강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명당이다.
이런 데서 인생의 절정을 조용히 신선처럼 살아가는 형은 행복하겠지!
항상 다수리를 그리워하며 다수리로 돌아가고 싶은 우인이 정성껏 기문을 만든다.
<2019. 10. 25. 밤 12시를 넘어 강매산 자락에서 이동하는>